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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바람
이름 없는 바람이흔적 없이 지나도그 바람 속에는당신의 숨결이 숨어 있었습니다 바람 결에 햇살이따뜻하게 내려오면그 햇살 속에는당신의 마음이 숨어 있었습니다 나는 알지도 못한 채여러 계절을 보내고그제야 문득,당신이 머물렀던 자리를 바라봅니다 말없이 지나간 바람 속에조용히 스며든 온기이제야 나는 압니다당신이 내 곁에 있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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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계절
계절이 지나가도지나가지 못한마음 하나. 남겨진 마음,남겨진 계절. 홀로계절 속에남겨져, 다시 돌아오지 않을너라는 계절을기다리고 있네. 그때의 감정을다시 느낄 수는 없겠지만, 남겨진 계절 속에서는여전히느낄 수 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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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먼지처럼, 내마음도 흩어지기를
내 마음한 구석에쌓여 있는먼지 속에, 잊힌 줄 알았는데 바람 한 점에조금씩 흩날려도아직 밤이라알아채지 못했다. 그러다, 새벽,햇살이 비치니허공에서선명하게 맴돌다 이내내 마음 속으로내려앉는다. 바람에 날릴까,조심스레먼지를 쓸어본다. 내마음도조심스레쓸어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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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결
말없는 마디 마다스며드는 그리움 내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지만내 마음은 공허하네 고요한 심장 소리 마다울려 퍼지는 너의 메아리 메아리는 되돌아 오지만그대는 어디에 피어나는 그리움지고마는 그리움 내 하루는너의 기억으로 저물지만 네 하루는좋은 기억으로 피어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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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외로움
마치오래된 의자처럼내 안에 익숙한 외로움에나는 앉아 있습니다 말 없는 바람이창문을 다녀가고 낡은 햇살 하나내 위에조용히내려앉습니다 아무도 찾지는 않지만발자국 소리 하나에도나는귀를 기울입니다 고요한 마음속에찾아드는 외로움은오래된 친구처럼말없이 내 곁에 머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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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
차가운 바람이 불어와도내 곁을 지키고 있구나 바람 결에 잎이 하나 둘떨어져 나가도 조용히, 말없이, 끝까지내 곁에서 나를 바라본다 계절이 지나 다시 꽃이 피어도너와 같은 이는 없겠지만 그리움이란 아름다움으로내 곁에 여전히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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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의 결
작은 물방울 하나내 가슴 속에 내려와굳은 마음에작은 파동을 일으킵니다 파동이 일 때마다봄비의 결 따라잊고 지낸당신의 모습이조금씩 비춰집니다 한 물결, 한 모습두 물결, 우리 모습 나도 모르게그 안에가만히 멈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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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
꽃잎 흩날리면그대 마음 돌아올까가만히꽃잎을 바라봅니다 바람 불어오면그대 숨결 실렸을까가만히바람을 느껴봅니다 시간은 흘러그대를 지워가지만아직도그대는 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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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틈 사이로 바라보이는 작은 하늘
누군가의 한숨 같은파란 조각 하늘이내 마음속에가만히 앉는다 앉다가자기 자리가 아님을 아는 듯슬며시 저만치내 시야 밖으로 나가려 한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그 뒷모습을눈으로만 오래 붙잡는다 떠나지 못한 파란 하늘은바람 한 조각을 남기고 가려다 내 눈길을 피하지 못하고파란 하늘 위에구름 조각 하나살며시 남겨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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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는 너의 그림자.
마음 한구석,지우려 지우려 해도끝내 지워지지 않는 너의 그림자. 잊으려 애써도너는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내 하루를 너로 물들이지. 떠난 건 내가 아닌데…왜 나는 아직도,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처럼자꾸만 너를 뒤돌아보게 될까. 그리고 언젠가—그림자가 아닌,너와 마주할 수 있을까?